건설업에서 하도급 거래는 일상적이다.
원사업자가 발주자로부터 공사를 수주하고, 실제 시공의 상당 부분은 수급사업자(하도급업체)에게 위탁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수급사업자가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시티건설이 하도급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3,800만 원을 부과했다.
위반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서면 발급의무 위반, 현금 결제비율 미유지, 어음할인료 미지급이다.
건설 하도급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전형적인 위반 유형이 한 사건에 모두 포함되어 있어, 실무적으로 참고할 만한 사례다.
사건 개요
| 항목 | 내용 |
| 원사업자 | ㈜시티건설 |
| 위반 기간 | 2019년 ~ 2024년 |
| 위반 유형 | 서면 발급의무 위반 + 현금결제비율 미유지 + 어음할인료 미지급 |
| 제재 내용 | 시정명령 + 과징금 38백만 원 + 경고 |
| 피해 수급사업자 수 | 서면 44개사 / 현금비율 144개사 / 어음할인료 82개사 |
시티건설 일반현황
| 구분 | 2020년 | 2021년 | 2022년 | 2023년 |
| 매출액 | 2,282억 | 2,246억 | 4,167억 | 4,221억 |
| 시공능력평가액 | 8,899억 | 5,957억 | 6,105억 | 6,586억 |
| 자산총계 | 3,501억 | 3,774억 | 4,189억 | 4,485억 |
2022년을 기점으로 매출이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자산 규모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중견 건설사다. 매출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하도급 거래 규모도 함께 커졌을 텐데, 그 과정에서 하도급법 준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이번 사건의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위반 ① — 서면 발급의무 위반 (과징금 3,800만 원)
하도급법 제3조 제1항은 명확하다.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건설위탁을 하는 경우, 하도급대금과 지급방법 등 필수사항이 기재된 서면을
수급사업자가 계약공사를 착공하기 전까지 발급해야 한다.
착공 전이 아니라 착공 후에 서면을 발급하면, 그 자체로 위반이다.
시티건설은 2019년 3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44개 수급사업자에게 철근콘크리트공사 등 총 61건의 계약에 대해 서면을 뒤늦게 발급했다.
| 항목 | 내용 |
| 위반 기간 | 2019.3.8 ~ 2022.11.17 |
| 대상 수급사업자 | 44개사 |
| 위반 계약 건수 | 61건 |
| 서면 지연 발급 | 착공 후 최소 1일 ~ 최대 310일 |
| 제재 | 시정명령 + 과징금 3,800만 원 |
최대 310일이면 착공 후 10개월이 넘어서야 서면을 발급한 것이다.
수급사업자 입장에서는 계약 조건이 문서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10개월간 공사를 진행한 셈이다.
왜 서면이 중요한가
서면이 없으면 수급사업자는 다음과 같은 문제에 노출된다.
| 서면 없이 발생하는 위험 | 구체적 상황 |
| 대금 분쟁 | 하도급대금 금액이 구두 합의와 달라도 증명 불가 |
| 공사 범위 분쟁 | 추가 공사 요구 시 원래 계약 범위 확인 불가 |
| 지급 조건 불확실 | 현금/어음 비율, 지급 시기 등 확인 불가 |
| 법적 보호 약화 | 분쟁 발생 시 서면 증거 부재로 수급사업자 불리 |
서면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수급사업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가장 기본적인 장치다.
이것이 착공 전에 발급되지 않으면, 수급사업자는 계약 조건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에서 공사를 시작해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위반 ② — 현금 결제비율 미유지
하도급법 제13조 제4항의 규정은 단순하다.
원사업자가 발주자로부터 현금으로 받았으면, 수급사업자에게도 최소한 그 현금비율 이상으로 하도급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시티건설은 2019년 11월부터 2024년 1월까지 5건의 도급공사에서 발주자로부터 공사대금을 100% 현금으로 수령했다.
그런데 144개 수급사업자에게는 현금비율 최소 0%에서 최대 89%로 하도급대금을 지급했다.
| 항목 | 내용 |
| 위반 기간 | 2019.11.22 ~ 2024.1.15 |
| 관련 도급공사 | 5건 |
| 대상 수급사업자 | 144개사 |
| 발주자로부터 받은 현금비율 | 100% |
|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한 현금비율 | 최소 0% ~ 최대 89% |
| 제재 | 시정명령 (재발 방지) |
현금비율 0%라는 것은, 발주자로부터 전액 현금을 받아놓고 수급사업자에게는 전액 어음이나 다른 수단으로 지급했다는 뜻이다.
발주자에게서 받은 돈은 현금인데, 하도급업체에 줄 때는 현금을 한 푼도 포함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구조가 수급사업자에게 미치는 영향
| 지급 방식 | 수급사업자 입장 |
| 현금 100% | 즉시 사용 가능, 자금 부담 없음 |
| 현금 50% + 어음 50% | 어음 만기까지 자금 묶임, 할인 시 비용 발생 |
| 현금 0% (전액 어음) | 자금 전액 묶임, 할인료 부담, 유동성 위기 가능 |
수급사업자 대부분은 중소 건설업체다.
공사를 마치고도 현금을 받지 못하면 자재비, 인건비 등 운영자금에 즉시 영향이 생긴다.
원사업자가 발주자로부터 현금을 100% 받아놓고 수급사업자에게는 어음으로 지급하는 구조는,
결국 원사업자의 자금 운용 편의를 위해 수급사업자의 유동성을 희생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위반 ③ — 어음할인료 미지급
하도급법 제13조 제6항은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어음으로 지급할 때,
만기일이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60일을 초과하면 그 초과 기간에 대한 어음할인료를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티건설은 2019년 1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82개 수급사업자에게
만기일이 60일을 초과하는 어음으로 하도급대금을 지급하면서,
초과 기간에 대한 어음할인료 총 7,936만 3천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 항목 | 내용 |
| 위반 기간 | 2019.11.19 ~ 2023.11.20 |
| 대상 수급상버자 | 82개사 |
| 미지급 어음할인료 | 79,363천 원 (약 7,936만 원) |
| 자진시정 여부 | 조사 개시 후 전액 지급 완료 |
| 제재 | 경고 |
시티건설은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이후 미지급 어음할인료 전액을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하여 자진시정했다.
이에 공정위는 과징금이나 시정명령 대신 경고 조치를 내렸다.
어음할인료가 왜 중요한가
수급사업자가 어음을 받으면, 만기일까지 기다리거나 금융기관에서 할인(현금화)해야 한다.
할인할 때는 수수료(할인료)가 발생하는데,
이 비용을 수급사업자가 부담하면 실질적으로 하도급대금이 깎이는 것과 같은 효과가 생긴다.
하도급법이 60일 초과분에 대한 할인료를 원사업자가 부담하도록 규정한 것은, 이런 비용 전가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제재 내용 정리
| 위반 유형 | 적용 법조 | 제재 |
| 서면 발급의무 위반 | 하도급법 제3조 제1항 | 시정명령 + 과징금 3,800만 원 |
| 현금결제비율 미유지 | 하도급법 제13조 제4항 | 시정명령 (재발 방지) |
| 어음할인료 미지급 | 하도급법 제13조 제6항 | 경고 (자진시정 완료) |
서면 발급의무 위반에만 과징금이 부과된 것은, 공정위가 이 행위의 파급효과를 가장 크게 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서면이 없으면 이후의 모든 거래 조건(대금, 지급 방식, 공사 범위 등)에 대한 분쟁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에,
하도급 거래의 출발점에서부터 문제가 생기는 구조다.
건설 하도급 위반의 반복 구조
이번 시티건설 사건에서 나타난 세 가지 위반 유형은 건설 하도급에서 가장 빈번하게 적발되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기존에 블로그에서 다뤘던 다른 건설사 사례와 비교해보면 구조가 거의 동일하다.
| 비교 항목 | 시티건설 | 대방건설 | 수급종합건 |
| 서면 발급의무 위반 | 61건, 최대 310일 지연 | 위반 확인 | 위반 확인 |
| 현금결제비율 미유지 | 144개사, 최소 0% | - | - |
| 어음할인료 미지급 | 82개사, 약 7,936만 원 | - | - |
| 부당특약 | - | 안전사고 책임전가 등 | 유보금·폐기물 부당특약 |
| 과징급 | 3,800만 원 | 1.45억 원 | - |
위반 유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하나다.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사이의 거래에서, 법이 정한 기본적인 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서면을 제때 발급하지 않고, 현금으로 받은 돈을 어음으로 바꿔서 주고,
어음할인료도 떠넘기는 구조가 업종 전반에 걸쳐 반복되고 있다.
수급사업자가 알아야 할 포인트
| 상황 | 수급사업자 권리 |
| 착공 전 서면을 받지 못한 경우 | 서면 발급을 요구할 수 있고, 미발급 시 공정위 신고 가능 |
| 발주자가 현금으로 지급한 공사인데 어음을 받은 경우 | 현금비율 이상 지급을 요구할 수 있음 |
| 만기 60일 초과 어음을 받고 할인료를 못 받은 경우 | 초과 기간 어음할인료 지급을 요구할 수 있음 |
| 위반 사실을 신고하고 싶은 경우 | 공정위 또는 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 신고 가능 |
결론
이번 사건은 건설 하도급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세 가지 위반 유형이 한 사건에 모두 포함된 사례다.
서면은 착공 후 최대 310일이 지나서야 발급됐고, 발주자로부터 100% 현금으로 받은 공사대금은
수급사업자에게 최소 0%의 현금비율로 지급됐으며, 어음할인료는 수년간 지급되지 않았다.
각각은 개별 위반이지만, 세 가지를 이어서 보면 하나의 구조가 드러난다.
원사업자가 하도급 거래에서 법이 정한 기본적인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수급사업자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서면이 없으면 계약 조건을 확인할 수 없고, 현금을 못 받으면 자금이 묶이고, 어음할인료까지 떠안으면 실질 수령액이 줄어든다.
하도급법이 이 세 가지를 모두 규정하고 있는 이유는,
이런 구조가 실제로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그 반복 구조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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