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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공중전화로 연락하고, 동전 던져서 순서 정했다" 제지 6사의 은밀한 담합, 과징금 3,383억의 전말

by 꾸운밤 2026.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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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단행본, 잡지, 화보, 포스터. 이 모든 인쇄물의 핵심 원재료는 인쇄용지다.

그 인쇄용지를 만드는 국내 제지사 6곳이 2021년 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약 3년 10개월간,

총 7차례에 걸쳐 인쇄용지 전 제품의 판매가격 인상을 합의하고 실행해왔다는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통해 적발됐다.

 

공정위는 이들 6개 제지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과징금 3,383억 원을 부과하고,

이 중 한국제지와 홍원제지 2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징금 규모는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 부과한 과징금 중 역대 5번째로 큰 금액이며,

제지업체 담합 사건 중에서는 최대 금액이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눈에 띄는 점은 담합을 은폐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이다.

본인 명의 휴대전화를 쓰지 않고 공중전화나 식당 전화로 연락하고,

경쟁사 연락처를 이니셜과 가명으로 별도 종이에 메모하며,

가격 인상 통보 순서를 동전이나 주사위를 던져 결정하기도 했다.

담합임을 인식하면서도 적발을 피하기 위해 상당히 정교한 은폐 방법을 사용한 것이다.


제재 대상과 과징금 현황

이번에 제재를 받은 6개 제지사는 국내 인쇄용지 판매시장에서

9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과점 사업자들이다.

수입 물량(약 15%)을 고려하더라도 점유율은 약 81%에 달한다.

 

한솔제지와 무림 계열 3사(무림페이퍼, 무림피앤피, 무림에스피)가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한국제지가 그 뒤를 잇는 구조가 장기간 유지되어 왔다.

 

순위 제지사 과징금 시장점유율(2023)
1 한솔제지 1,425.8억 40.01%
2 무림피앤피 919.5억 15.77%
3 한국제지 490.5억 18.06%
4 무림페이퍼 458.4억 14.60%
5 홍원제지 85.3억 4.51%
6 무림에스피 3.4억 4.57%
  합계 3,383.2억 약 95%

한솔제지가 1,425억으로 가장 큰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무림피앤피가 919억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제지와 홍원제지 2개 법인은 과징금과 별도로 검찰 고발 대상에도 포함됐다.


담합은 왜 시작됐나

인쇄용지 시장은 디지털 전환의 확산에 따라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시장이다.

수요가 줄면 경쟁이 격화되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일부 제지사가 공격적인 물량 확보 정책을 펼치면서 가격경쟁이 더욱 심해졌다.

 

여기에 2020년 이후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인쇄용지 제조원가까지 올라가면서 제지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6개 제지사는 상호 간 경쟁을 회피하고 이윤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가격 담합을 시작했다.

2021년 2월부터 영업담당 임원급 모임을 정기적·비정기적으로 갖기 시작했고,

이 모임은 담합이 종료되는 2024년 12월까지 최소 60회 이상 이어졌다.


3년 10개월간 7차례, 한 번도 실패 없이 실행

6개 제지사는 인쇄용지의 가격 구조를 활용해 두 가지 방식으로 가격을 올렸다.

인쇄용지의 판매가격은 "기준가격 × (1 - 할인율)"로 산출되는데,

기준가격을 직접 올리거나 할인율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실질 판매가격을 인상한 것이다.

 

인상 차수 인상 시기 인상 방법 인상폭
1차 2021년 3월~ 할인율 축소 15%p
2차 2021년 6월~ 할인율 축소 7%p
3차 2021년 12월~ 기준가격 인상 7%
4차 2022년 5월~ 기준가격 인상 15%
5차 2022년 9월~ 할인율 축소 7%p
6차 2023년 12월~ 할인율 축소 8%p
7차 2024년 8월~ 할인율 축소 7%p

 

주목할 점은 7차례 합의가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전부 실행됐다는 것이다.

합의된 대로 모든 제지사가 동시에 가격을 올렸고,

일부 기간에 할인율이 확대되어 판매가격이 인하되는 경우에는 다시 합의하여 할인율을 축소했다.

그 결과 담합 기간 동안 인쇄용지 판매가격은 평균 71% 상승했으며, 최대 2배까지 인상된 시점도 있었다.

 

시점 평균 판매가격
담합 시작 (2021년 2월) 약 841원/톤(천 원 단위)
담합 종료 (2024년 12월) 약 1,439원/톤(천 원 단위)
상승률 평균 71%

담합 은폐 방법 — 공중전화, 이니셜, 동전 던지기

이번 사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담합을 숨기기 위해 사용한 방법들이다.

약 3년 10개월간 수십 회에 걸친 회합 과정에서 제지사 임직원들은 담합 적발을 극도로 우려하면서도 담합을 지속했고,

그 과정에서 상당히 정교한 은폐 수단을 사용했다.

연락 수단 은폐

경쟁사 담당자의 연락처를 본인 휴대전화에 저장하지 않았다.

대신 별도 종이에 이니셜(S, W, K 등)이나 가명으로 메모해서 보관했다.

상호 연락이 필요할 때도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근처 공중전화, 식당 전화, 타 부서 직원의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은밀하게 연락을 취했다.

가격 인상 통보 순서까지 합의

거래처에 가격 인상을 먼저 통보하는 업체에 거래처의 반발이 집중될 수 있기 때문에,

담합 참여 회사 간의 통보 순서도 합의했다.

순서를 놓고 논의가 격화되어 결론이 나지 않을 때는 동전이나 주사위를 던져서 순서를 결정하기도 했다.

 

은폐 수단 구체적 방법
연락처 관리 휴대전화 저장 ❌, 별도 종이에 이니셜·가명으로 메모
통화 수단 본인 휴대전화 ❌, 공중전화·식당 전화·타 직원 휴대전화 사용
통보 순서 합의로 결정, 논의 결렬 시 동전·주사위로 결정
가격 인상 시기 동시 인상 회피, 제지사별 시차 두고 순차 인상

 

이 정도의 은폐 수단을 사용했다는 것은,

제지사 임직원들이 자신들의 행위가 명백한 담합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시장 구조 — 왜 담합이 가능했나

인쇄용지 시장은 담합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적 조건을 거의 전부 갖추고 있다.

 

조건 인쇄용지 시장 현황
소수 과점 6개사가 시장의 95% 점유
높은 진입장벽 대규모 설비투자 필요, 신규 진입 어려움
동질적 제품 인쇄용지는 품질 차이가 크지 않아 가격이 핵심 경쟁 변수
수요 감소 디지털 전환으로 수요 지속 하락
반복 위반 관행 과거에도 반복적으로 담합 적발

 

특히 인쇄용지 제조에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해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는 점이 중요하다.

 

경쟁 압력이 외부에서 들어오기 어려운 환경에서,

기존 6개사끼리 가격을 합의하면 시장 전체를 사실상 통제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공정위도 이 점을 인식하고, 단순한 과징금 부과를 넘어 시장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적극적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제재 내용 정리

조치 유형 내용
과징금 총 3,383억 2,500만 원 (제지업체 담합 사건 역대 최대)
시정명령 법 위반행위 금지,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 가격 변경내역 보고(3년간 반기별), 법위반사실 통지
검찰 고발 한국제지, 홍원제지 2개 법인

 

밀가루 담합 사건과 마찬가지로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이 포함된 점이 핵심이다.

마지막 7차 합의 이후 전체 거래처를 대상으로 한 기준가격이 변경되지 않아

아직 합의의 영향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각 제지사가 담합 전 경쟁을 회복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독자적으로 재결정하고

향후 3년간 반기마다 변경 내역을 보고하도록 했다.

이런 유형의 시정 조치는 밀가루 담합 건(2006년) 이후 두 번째에 해당된다.


역대 담합 과징금 순위에서의 위치

이번 사건의 과징금 3,383억 원이 전체 담합 사건 중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보면,

공정위의 제재 강도가 체감된다.

순위 사건 과징금
1 밀가루 7개 제분사 담합 (2026) 6,710억
2 LPG 6개 공급사 담합 (2010) 6,689억
3 설탕 3사 담합 (2026) 3,960억
4 LNG 저장탱크 13사 입찰 담합 (2016) 3,505억
5 인쇄용지 6개 제지사 담합 (2026) 3,383억

 

2026년에만 1위(밀가루), 3위(설탕), 5위(인쇄용지)가 나왔다.

공정위가 올해 들어 담합 사건에 대한 제재 강도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 숫자로 확인되는 부분이다.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

인쇄용지 가격이 평균 71% 상승했다는 것은,

이 용지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인쇄업체와 출판사의 제작비가 그만큼 올랐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비용은 결국 중간 유통사를 거쳐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교과서 가격, 단행본 가격, 잡지 구독료, 인쇄물 제작 단가가 올라가는 구조다.

 

특히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민 경제 전반이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제지사들이 원가 상승 부담을 거래 상대방에게 전가하기 위해 담합을 실행했다는 점은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은 부분이다.

 

공정위가 이번에 가격재결정 명령까지 부과한 것은,

담합으로 인위적으로 올라간 가격을 원래 수준으로 되돌려

인쇄업체·출판업계·중소 유통업체의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밀가루 담합과의 공통점

이번 인쇄용지 담합 사건은 한 달 뒤에 적발된 밀가루 7개 제분사 담합 사건과 구조적으로 매우 유사하다.

 

비교 항목 인쇄용지 6사 밀가루 7사
담합 기간 3년 10개월 6년
합의 횟수 7차례 24차례
회합 횟수 60회 이상 55회
시장 점유율 95% (6사) 87.7% (7사)
판매가격 상승 평균 71% 최대 74%
과징금 3,383억 6,710억
가격재결정 명령
반복 위반 ✅ (관행적 고착화) ✅ (2006년 제재 후 재범)
은폐 수단 공중전화, 이니셜, 동전 던지기 가격 인상 시기 분산, 담합 은폐 전략 논의

 

두 사건 모두 소수 과점 사업자들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한 상태에서,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가격을 합의하고 실행한 구조라는 점에서 본질이 같다.

그리고 공정위가 두 사건 모두에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이라는 적극적 시정 조치를 부과한 것도 동일하다.


결론

이번 인쇄용지 담합 사건의 핵심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국내 인쇄용지 시장의 95%를 차지하는 6개 과점 사업자가 3년 10개월간 7차례에 걸쳐 가격을 합의하고,

단 한 번의 실패 없이 전부 실행했다는 점이다.

 

둘째, 공중전화, 이니셜, 가명, 동전 던지기까지 동원해 담합을 은폐하려 했다는 점에서,

이들이 자신의 행위가 위법하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면서도 이를 지속했다는 것이 확인된다.

 

셋째, 과거에도 반복적으로 담합 제재를 받았음에도 다시 담합을 실행한 관행적 고착화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공정위가 가격재결정 명령이라는 적극적 경쟁회복 조치를 부과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결국 이 사건도 밀가루 담합과 같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품목에서 과점 사업자들이 시장지배력을 악용해 가격을 합의하는 행위에 대해,

공정위는 더 이상 관행으로 봐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 📌 태그 (최적화 세트)

인쇄용지담합, 제지사담합,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
한솔제지, 무림피앤피, 무림페이퍼, 무림에스피, 한국제지, 홍원제지,
과징금, 가격담합, 담합적발, 공정거래법,
인쇄용지가격, 출판업계, 담합시리즈

이 글은 밀가루 담합 글이랑 묶어서 "2026 담합 시리즈" 두 번째 글로 포지셔닝하면 딱이다 👍
시리즈 연결 문구도 필요하면 바로 만들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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